코인 투자 직접 해보고 잃은 후기 — 솔직하게 쓰는 복기
코인으로 월급 몇 달치를 잃었다 — 내가 틀렸던 3가지 이유
이 글은 쓰기가 좀 망설여졌습니다.
잃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왜 잃었는지를 다시 꺼내 보는 게 솔직히 불편했어요. 이미 지난 일이고, 지금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굳이 꺼내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근데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기록하겠다고 했으니까. 좋은 것만 쓰면 반쪽짜리 기록이 될 것 같아서 써봅니다.
금액은 구체적으로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월급 몇 달치라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실 거예요. 30대 직장인한테 그 돈은 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했냐면
2023년이었어요. 주변에서 코인 얘기가 계속 들렸습니다. 직장 동료가 어느 코인으로 얼마 벌었다는 얘기, 커뮤니티에서 몇 배 올랐다는 글들.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신경이 쓰였어요.
나만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지금 생각하면 그게 FOMO였는데, 당시엔 그냥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몇 개 보고, 블로그 글 몇 개 읽고 나서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착각했어요. 그리고 들어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착각이 첫 번째 실수였습니다.
내가 틀렸던 3가지
지금 보면 세 가지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당시엔 전혀 몰랐어요.
첫 번째는 공부 없이 뛰어든 것. 유튜브 몇 개 보고 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구조도 리스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어요. 어떤 프로젝트인지, 왜 가격이 움직이는지, 최악의 경우 어떻게 되는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두 번째는 물타기. 가격이 떨어지면 더 샀어요.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면 반등할 때 빨리 회복된다는 논리였는데, 그게 반등을 전제로 한 논리라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계속 떨어지면 자금만 더 묶이는 구조였어요. 저는 그렇게 손실을 키웠습니다.
세 번째는 분위기에 휩쓸린 것. "이번엔 진짜 다르다"는 말을 너무 믿었어요. 주변에서 다 오른다고 할 때 나만 빠지는 게 불안했거든요. 근데 그 분위기가 꺾이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그때 뼈저리게 배운 한 줄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어느 날 퇴근하고 나서 잔액을 확인했을 때였어요.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줄어있었습니다. 멍하니 화면을 보다가 앱을 껐어요. 다시 열기가 무서워서.
그때 처음으로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습니다. 차트를 보는 것도, 커뮤니티 글을 읽는 것도 다 멈추고 싶었어요. 결국 그냥 나왔습니다. 남은 건 손실이었고, 한동안 투자라는 단어 자체가 불편했어요.
그 이후 한참 동안 그냥 적금만 넣었습니다. 뭔가 다시 시작하는 게 무서웠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도 필요했던 것 같아요. 숨 고르는 시간.
그 이후 달라진 것들
2024년 말쯤부터 조금씩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코인이 아니라 ETF였어요. 뭔가 더 구조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싶었거든요.
달라진 건 세 가지였습니다. 분위기보다 구조를 먼저 봅니다. 누가 번다는 얘기보다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먼저 찾아봐요. 잃지 않는 게 우선이라는 것도 그때 배웠습니다. 크게 벌기보다 크게 잃지 않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걸. 그리고 천천히 가기로 했어요. 급하게 벌려다 크게 잃었으니까요.
지금도 아직 공부 중입니다. SCHD, JEPI 같은 배당 ETF를 조금씩 매수하고 있고, ISA 계좌도 만들었어요. 완전히 회복됐냐고 하면 그건 아니에요. 아직 갈 길이 멀고, 맞는 방향인지도 계속 고민 중입니다.
다만 예전처럼 "빨리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게 지금 제가 달라진 가장 큰 부분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그때 이랬구나"를 기억하고 싶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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